<더티댄싱>은 제목부터 도발적인 영화다.
말 그대로 더티한 춤이라는 의미인데, 얼마나 과감한 춤을 선보이길래 제목에서부터 더티댄싱이라고 선언했을까 싶어진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2022년의 시각으로 보면 그다지 더럽지도 과감하지도 않다. 그저 좀 관능적인 느낌이 드는구나 싶은 정도.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되었던 80년대의 시각을 상상해보면,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어진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나에겐 두가지가 남았다.
하나는 음악, 두 주인공이 함께 춤을 출 때 흐르는 <The time of my life>라는 곡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벅찬다. 왠지 나도 멋들어진 춤을 출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두번째는 배우다. 패트릭 스웨이지야 두말하면 잔소리.
처음엔 '저렇게 평범한 애가 여주인공이라고?' 싶었던 여주인공은 영화가 끝나는 시점엔 내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베이비'가 되어 있었다.
<더티댄싱>은 상류층 집안에서 곱게 자란 소녀가 우연히 춤과 사랑에 눈뜨게 되는 내용인데 이 순진하고도 발랄한 소녀를 연기한 배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이 배우의 이름은 제니퍼 그레이(Jeniffer Gray).
헐리우드의 금수저, <더티댄싱>의 신데렐라가 되다
제니퍼 그레이는 브로드웨이의 댄서이자,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배우인 조엘 그레이의 딸이다.
헐리우드의 금수저라고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순조롭게 배우경력을 시작했다.
사람들의 애정어린 시선을 받으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던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스물 여섯살에 <더티댄싱>의 베이비를 연기하게 된 것. 결과는 대성공.
사실 <더티댄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패트릭 스웨이지와는 구면이었다.
전작인 <붉은 새벽>에 출연했을 당시에 불화가 있었는데, 때문에 둘은 서로를 무척 싫어했다고.
<더티댄싱>의 두 주인공 역시 극중 초반에는 사이가 좋지 않다가 사랑에 빠지는데, 두 배우 역시 처음엔 앙숙관계로 촬영을 시작했다가 촬영이 진행될수록 서로의 오해를 풀고 나중엔 화해하게 된다.
극중 인물과 배우의 상황이 묘하게 겹치면서 둘은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다.
대형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를 채택해주지 않아서 영화 제작사로 변신을 꾀하던 홈비디오 회사의 투자를 받아 초저예산영화로 만들어진 <더티댄싱>.
하지만 두 배우의 시너지와 춤, 음악 등이 어우러져서 영화는 초대박을 기록한다.
덕분에 패트릭 스웨이지와 제니퍼 그레이 모두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차기작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차기작의 성공으로 기대받던 제니퍼 그레이. 하지만..
제니퍼 그레이의 차기작은 <구두가 발에 맞는다면>이다.
<더티댄싱>과 이 작품 사이에 두어작품이 있지만, 의미있는 차기작은 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못 생겼지만 착한 구두 디자이너 지망생의 이야기인데, 어느날 지하철에서 한 노인에게 선행을 베푸는데 노인은 감사의 의미로 그녀에게 구두를 선물한다.
그런데 그 구두를 신으면 초특급 미녀로 변신한다..라는 전형적인 팝콘무비.
구두를 신기 전과 후의 모습이 극명하게 다른 제니퍼 그레이의 모습이 꽤 흥미로운 영화였는데, 언젠가 케이블TV 영화채널에서 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가 공개될 당시 미국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하지만 앞날이 창창할 것 같았던 제니퍼 그레이는 이후 활동이 뜸해지게 된다.
성형수술의 실패, 그리고 그로 인해 망가진 커리어
그 이유는 성형수술.
제니퍼 그레이는 바브라 스트라이젠드가 살짝 연상되는 매부리코를 가지고 있는데 이 코가 늘 콤플렉스였다고.
안 그래도 콤플렉스인데 스타덤에 오르고나니 사람들이 계속 더 코에 대한 지적을 하고 '살짝만 손보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수술을 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결국 그녀는 더 큰 성공을 위해 수술대에 누웠지만......
수술의 결과는 실패였다. 수술이 잘 못 된 것이다.
결국 재수술을 해야했고, 두 번의 수술을 거친 그녀의 코는 완전히 평범해져버렸다.
더 큰 문제는 재수술 후 그녀의 얼굴은, 그녀가 제니퍼 그레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다는 것.
결국 두 번의 수술과 회복에 시간을 쓰고도 "도대체 왜 수술을 했냐?"는 비난을 받게 된 제니퍼 그레이.
<구두가 발에 맞는다면> 이후 4년만에 신작을 내놓았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결국 주연급 배우였던 그녀는 조연으로 등장하더니 점점 활동이 뜸해진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때문에 결국 재기에 실패
결국 아주 긴 세월이 흐른 뒤, 제니퍼 그레이는 한 토크쇼에서 자신이 저지른 최대 실수가 코 성형이었노라고 이야기한다.
눈부신 미녀가 아니었지만 분명히 자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던 배우였는데 수술 후에는 그 매력이 신기하리만큼 사라져버렸으니.
배우 아버지를 둔 덕분에 배우 이외의 삶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는 제니퍼 그레이에겐 무척이나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시간은 계속 흘러 제니퍼 그레이는 어느새 62세가 되었다.
<더티댄싱>은 이제 고전 취급을 받는 작품이 되어버렸고, 패트릭 스웨이지는 세상을 떠났다.
제니퍼 그레이가 계속 왕성하게 활동했더라면 지금도 다른 영화에서 노년이 된 베이비를 만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근황 조차 듣기 어렵다는 것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나에게 <더티댄싱> 속에는 반짝반짝 빛나던 그 시절의 베이비가 살아있다.
처음으로 추게 된 춤에 들떠서 어쩔 줄 모르고, 처음으로 느낀 사랑에 설레어하던 베이비가.
그래서 <더티댄싱>은 나에게 베이비의 영화로, 제니퍼 그레이의 영화로 남아있다.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준엽과 서희원, 각자의 과거를 잊고 20년만에 결혼에 골인 (0) | 2022.03.24 |
---|---|
황효명과 안젤라 베이비 이혼. 삼각관계부터 환승설, 외도설.. 진실은? (0) | 2022.01.30 |
왕리홍의 50가지 그림자. 불륜, 언어폭력, 금전문제.. 꽃뱀 누명까지 (2편) (1) | 2022.01.19 |
왕리홍의 전부인이 폭로한 불륜, 재산문제, 강제결혼과 이혼 (1편) (0) | 2022.01.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