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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제니퍼 그레이, 더티댄싱의 베이비가 성형수술 때문에 나락으로..

by SVLT 2022. 2. 9.

<더티댄싱>은 제목부터  도발적인 영화다.

말 그대로 더티한 춤이라는 의미인데, 얼마나 과감한 춤을 선보이길래 제목에서부터 더티댄싱이라고 선언했을까 싶어진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2022년의 시각으로 보면 그다지 더럽지도 과감하지도 않다. 그저 좀 관능적인 느낌이 드는구나 싶은 정도.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되었던 80년대의 시각을 상상해보면,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어진다.

 

 

영화 &lt;더티댄싱&gt;의 한장면. 춤연습을 하다가 키스하는 이 장면은 배우들의 애드립이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나에겐 두가지가 남았다.

하나는 음악, 두 주인공이 함께 춤을 출 때 흐르는 <The time of my life>라는 곡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벅찬다. 왠지 나도 멋들어진 춤을 출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두번째는 배우다. 패트릭 스웨이지야 두말하면 잔소리.

처음엔 '저렇게 평범한 애가 여주인공이라고?' 싶었던 여주인공은 영화가 끝나는 시점엔 내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베이비'가 되어 있었다.

<더티댄싱>은 상류층 집안에서 곱게 자란 소녀가 우연히 춤과 사랑에 눈뜨게 되는 내용인데 이 순진하고도 발랄한 소녀를 연기한 배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이 배우의 이름은 제니퍼 그레이(Jeniffer Gray).

 

 

헐리우드의 금수저, <더티댄싱>의 신데렐라가 되다

제니퍼 그레이는 브로드웨이의 댄서이자,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배우인 조엘 그레이의 딸이다.

헐리우드의 금수저라고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순조롭게 배우경력을 시작했다.

사람들의 애정어린 시선을 받으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던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스물 여섯살에 <더티댄싱>의 베이비를 연기하게 된 것. 결과는 대성공.

 

사실 <더티댄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패트릭 스웨이지와는 구면이었다.

전작인 <붉은 새벽>에 출연했을 당시에 불화가 있었는데, 때문에 둘은 서로를 무척 싫어했다고.

<더티댄싱>의 두 주인공 역시 극중 초반에는 사이가 좋지 않다가 사랑에 빠지는데, 두 배우 역시 처음엔 앙숙관계로 촬영을 시작했다가 촬영이 진행될수록 서로의 오해를 풀고 나중엔 화해하게 된다.

극중 인물과 배우의 상황이 묘하게 겹치면서 둘은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다.

 

자신만의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었던 그 시절 제니퍼 그레이의 모습

 

대형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를 채택해주지 않아서 영화 제작사로 변신을 꾀하던 홈비디오 회사의 투자를 받아 초저예산영화로 만들어진 <더티댄싱>.

하지만 두 배우의 시너지와 춤, 음악 등이 어우러져서 영화는 초대박을 기록한다.

덕분에 패트릭 스웨이지와 제니퍼 그레이 모두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차기작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차기작의 성공으로 기대받던 제니퍼 그레이. 하지만..

제니퍼 그레이의 차기작은 <구두가 발에 맞는다면>이다.

<더티댄싱>과 이 작품 사이에 두어작품이 있지만, 의미있는 차기작은 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못 생겼지만 착한 구두 디자이너 지망생의 이야기인데, 어느날 지하철에서 한 노인에게 선행을 베푸는데 노인은 감사의 의미로 그녀에게 구두를 선물한다.

그런데 그 구두를 신으면 초특급 미녀로 변신한다..라는 전형적인 팝콘무비.

 

구두를 신기 전과 후의 모습이 극명하게 다른 제니퍼 그레이의 모습이 꽤 흥미로운 영화였는데, 언젠가 케이블TV 영화채널에서 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가 공개될 당시 미국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하지만 앞날이 창창할 것 같았던 제니퍼 그레이는 이후 활동이 뜸해지게 된다.

 

 

성형수술의 실패, 그리고 그로 인해 망가진 커리어

그 이유는 성형수술.

제니퍼 그레이는 바브라 스트라이젠드가 살짝 연상되는 매부리코를 가지고 있는데 이 코가 늘 콤플렉스였다고.

안 그래도 콤플렉스인데 스타덤에 오르고나니 사람들이 계속 더 코에 대한 지적을 하고 '살짝만 손보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수술을 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결국 그녀는 더 큰 성공을 위해 수술대에 누웠지만......

 

수술의 결과는 실패였다. 수술이 잘 못 된 것이다.

결국 재수술을 해야했고, 두 번의 수술을 거친 그녀의 코는 완전히 평범해져버렸다.

더 큰 문제는 재수술 후 그녀의 얼굴은, 그녀가 제니퍼 그레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다는 것.

 

결국 두 번의 수술과 회복에 시간을 쓰고도 "도대체 왜 수술을 했냐?"는 비난을 받게 된 제니퍼 그레이.

<구두가 발에 맞는다면> 이후 4년만에 신작을 내놓았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결국 주연급 배우였던 그녀는 조연으로 등장하더니 점점 활동이 뜸해진다.

 

왼쪽은 성형 후, 오른쪽은 성형 전. 코수술을 하면서 눈에도 손을 댔고 그러다보니 제니퍼 그레이라는 것을 못 알아볼 지경이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때문에 결국 재기에 실패

결국 아주 긴 세월이 흐른 뒤, 제니퍼 그레이는 한 토크쇼에서 자신이 저지른 최대 실수가 코 성형이었노라고 이야기한다.

눈부신 미녀가 아니었지만 분명히 자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던 배우였는데 수술 후에는 그 매력이 신기하리만큼 사라져버렸으니.

배우 아버지를 둔 덕분에 배우 이외의 삶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는 제니퍼 그레이에겐 무척이나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시간은 계속 흘러 제니퍼 그레이는 어느새 62세가 되었다.

<더티댄싱>은 이제 고전 취급을 받는 작품이 되어버렸고, 패트릭 스웨이지는 세상을 떠났다.

제니퍼 그레이가 계속 왕성하게 활동했더라면 지금도 다른 영화에서 노년이 된 베이비를 만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근황 조차 듣기 어렵다는 것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나에게 <더티댄싱> 속에는 반짝반짝 빛나던 그 시절의 베이비가 살아있다.

처음으로 추게 된 춤에 들떠서 어쩔 줄 모르고, 처음으로 느낀 사랑에 설레어하던 베이비가.

그래서 <더티댄싱>은 나에게 베이비의 영화로, 제니퍼 그레이의 영화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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