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예전에는 어떤 말이든 딱 듣자마자 직관적으로 그 뜻을 이해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도대체 어원이 뭐지? 싶은 말도 종종 등장한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다가 이제는 범국민적인 유행어가 되어가는 중인 듯한 "어쩔티비 어쩔티비"라는 말도 처음에 듣고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다.
대충 "어쩌라고?"린 것 같긴 한데..
왜 뒤에 티비가 붙는지도 모르겠고, 상대가 "어쩔티비"라고 말하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어쩔티비의 뜻
"어쩔티비 저쩔티비"는 추측한대로 "어쩌라고?"의 의미가 맞긴 했는데, 도대체 이 말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는 잘 찾아지지 않는다.
한참 궁금해하는데 초등학생과 관련된 일을 하는 친구가 답을 알려줬다.
"어쩌라고? 가서 티비나 봐"라는 말에서 시작된 말이라고.
그 말이 줄여지고 또 줄여져서 "어쩔티비"가 된 것이라나.
그리고 그 말에 대응하기 위해서 "저쩔티비"라는 말이 등장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 정말.. 어쩔티비.
그런데 원문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면 "어쩌라고?"의 의미가 맞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어쩌라고? 반문을 한다기 보다는, 아 됐고! 됐으니 가서 너 할 일이나 하라고 무안을 주는 말에 가까워 보이니 말이다.
게다가 대놓고 장난삼아 이런 말을 하며 기싸움을 한다니..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란 말이 요샌 참 후지게 들리긴 하지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점점 더 빡세진다는 생각도 든다.
어쩔티비에 대한 답은? 저쩔티비!
그런데 한참 말싸움을 하다가 "어쩔티비~"라는 말을 듣는다면 뭐라고 대꾸해야 할까.
얼핏 "어쩔냉장고"나 "어쩔가습기" 뭐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렇게 대꾸해야 하는건가.
다시 친구에게 물어보니 일단 첫 대답은 "저쩔티비"여야 한다고 한다.
장기를 둘 때 "장군" 다음에는 반드시 "멍군"이 나와야 하는 것처럼, "어쩔티비"의 첫 대답은 "저쩔티비"여야 한다나.
그럼 "어쩔냉장고"는 언제 쓰냐고 물었더니, "저쩔티비"가 등장한 이후 난타전으로 접어들 때 쓰면 된다고 한다.
아.. 이거 순서도 있었구나, 역시 어렵다.
어쩔티비 저쩔티비에 숨겨진 속뜻
최근에 SNL코리아에 배우 신혜선이 나와서 어쩔티비 저쩔티비를 완벽하게 재현해내서 화제다.
뭔가 논리적으로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언쟁이 아니라 누가 더 기가 센가, 누가 더 얄밉게 상대를 누르는가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서 재밌게 보고나서도 좀 마음이 편치 않다.
결국 이 말은 유행어로 포장된 기싸움용 멘트였구나 싶다.
더불어 한편으로는 일찍 태어나길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좀 든다.
저처럼 기가 약한 사람은 어쩔티비 저쩔티비 배틀에 참전하게 되면 첫 라운드에서 나가떨어지게 될 테니 말이다.
'요즘의 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타버스는 무슨 뜻? 개념 정리부터 세컨라이프, 제페토 등 주요 플랫폼까지 (1편) (0) | 2022.02.10 |
---|---|
안티백서의 정확한 뜻, 한자일까 영어일까? (0) | 2022.02.02 |
MAMAA vs 네카라쿠배, 미국과 한국의 IT공룡을 뜻하는 신조어 (0) | 2022.01.25 |
알잘딱깔센 뜻, 유래, 예시, 반대말까지 총정리 (0) | 2022.01.24 |
설거지론의 뜻, 여성혐오적 표현인 이유 (0) | 2022.01.20 |
댓글